전시 연계 퍼포먼스 Exhibition-associated Performance
무속음악과 전자음악의 만남: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들다. 변혜경, <무>전통 타악기 연주자 변혜경은 형식을 벗어나 소리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사운드 아티스트로, 한국의 무속음악과 전자음악의 융합이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공연 <무>에서는 국악적 호흡과 전통 타악기가 낼 수 있는 소리를 전자음악과 접목하여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들고 새로운 청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전통 음악과 무속신앙은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 과거의 굿판에서 수반되는 음악(무악 巫樂)은 판소리, 산조, 민요, 농악 등 민속음악에 큰 영향을 주었다. 무속신앙은 우리 민족의 고유 신앙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무악의 기원 역시 우리 민족의 기원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이번 공연에서 변혜경은 무대 위의 ‘무당’과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무당이 굿을 통해 신과 교섭하여 인간사에 명을 비는 것처럼, 변혜경은 ’소리‘라는 틀 안에서 현대의 숨을 담아내어, 무생(無生)의 전자음악에 생을 불어넣고 전통 무속음악을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한다. 연주자의 음성, 전통 타악기와 전자음악의 다이내믹은 후반부로 갈수록 강화되며 궁극에는 전자음악이 전통 타악기에 의해 융화되고 생기를 띄게 된다. 이로써 먼 옛날 동양에서 유래한 무악이 동시대의 음악으로 전이된다.
변혜경은 전자음악을 전통 장단의 바탕에서 활용하며 ’늘 자유롭고 싶은‘ 연주자의 모습을 음악적 의식으로 표현한다. 무악을 한국적 음악 정신이라고 상정한다면 전통의 소리와 전자음악을 충돌시키는 이번 공연은 우리 민족의 고유 신앙과 전통 장단을 기반으로 현대적인 실험을 펼치며 전통 타악과 전자 그리고 전통과 현대의 공존 속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는 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