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원해 Hwang Won-hae
황원해(b.1989)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및 동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했다. 황원해는 도시를 가득 채운 건축물들의 표면적인 요소를 쪼개고 재구성하여 캔버스 위에 재배치한다. 도시의 기하학적 요소와 패턴을 겹치고 합성함으로써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대의 장소적 특성을 작품 안에 고스란히 담아내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가 혼재하는 건축적 요소의 합성은 각자의 기억 속에 파편적으로 존재하는 다양한 도시적 감각을 한꺼번에 불러 일으킨다. 작가는 물감을 덧칠하고, 흘리고, 닦아내기를 반복하며 캔버스 안에 다층의 레이어를 구축해 작품 속에서 불완전한 공간감을 표현한다.
Hwang Won-hae (b.1989) graduated from the Department of Painting at Hongik University and its Graduate School of Painting. Hwang Won-hae disassembles and reconfigures the superficial elements of buildings that fill the city, rearranging them on the canvas. By overlapping and synthesizing the geometric elements and patterns of the city, the works encapsulate the constantly changing locational characteristics of the modern era. The synthesis of architectural elements, where past and present coexist, evokes a variety of urban sensations that exist fragmentarily in everyone's memory at once. The artist constructs multiple layers within the canvas by repeatedly adding, dripping, and wiping off paint, thereby expressing an imperfect sense of space in the works.
IG: @___wonhae
HP: http://www.hwangwonhae.com/
가로로 길게 펼쳐진 9점의 작품을 천천히 이동하며 살펴보는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로 인간의 이동은 계속된다. 그 이동의 과정에서 관람객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도시 건축물의 표피를 천천히 음미하게 된다. 하지만 아무리 오랜 시간을 두고 작품의 전체를 관찰한다 한들 그것이 내재한 불완전성을 지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도시의 모습을 지니고는 있지만 그것의 표면에는 moire, 즉 간섭무늬라는 패턴이 반복되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황원해가 <moire105>에 표현한 무아레(moiré) 현상은 규칙적으로 되풀이되는 모양이 거듭되어 나타났을 때 이로 인해 시각적 교란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혼재된 이미지로 인한 시선 교란이 그 단계 속에서 작품과 관람객 사이의 균열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작품과 관람객 사이의 균열은 곧 도시와 인간 사이의 균열을 나타낸다. 도시는 인간의 정착지이지만 동시에 정착할 수 없는 어떤 것이다. 마치 쪼개진 아스팔트 위에 발을 내딛고 서있는 것과 같은 위태로운 느낌을 도시 속에서 누구라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도시의 일부가 작은 캔버스 위에 그려져 있지만 그와 동시에 되풀이되는 패턴의 방해로 인해 도시라는 공간은 감상자의 시야 내에서 온전히 존재하지 못한다. 이러한 해체된 이미지는 우리로 하여금 작품, 나아가 전시장 자체를 불완전하게 인식하도록 만든다. 그 조각 난 도시 안에서 인간은 자신이 몸 담고 있는 공간에 적응하기 위해 자기 자신 또한 조각 난 세계에 발을 들인다.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갈지 모르는 아스팔트 조각에 탑승한 것이며, 그 작은 파편이 인간을 어디로 이끌어 갈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The human journey continues even as one slowly moves across the nine pieces of artwork spread out horizontally. During this movement, the viewer gradually savors the surface of urban architectural structures that transcend time and space. However, no matter how long one observes the entirety of the artwork, erasing its inherent imperfection is nearly impossible. Although the artwork carries the appearance of the city, the surface repeats a pattern known as moiré, or interference patterns. The moiré phenomenon expressed by Hwang Won-hae in <moire105> refers to the visual disturbance that occurs when a regularly repeating pattern overlaps. In other words, the visual disturbance caused by the mixed images creates a rift between the artwork and the viewer within that process.
The rift between the artwork and the viewer represents the rift between the city and humans. The city is a place for humans to settle, yet it is simultaneously something that cannot be settled in. Anyone who has lived in a city has likely felt a precarious sensation as if standing on cracked asphalt. Part of the city is depicted on a small canvas, but at the same time, the repeating pattern interferes, preventing the space of the city from fully existing within the viewer's sight. Such deconstructed images make us perceive the artwork, and even the exhibition space itself, as incomplete. Within that fragmented city, humans step into a fragmented world to adapt to the space they inhabit. Now, we are aboard a piece of asphalt with an unknown destination, and it remains to be seen where these small fragments will lead us.
글: 김민지 Minji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