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찬 Lee Seung-chan 



이승찬은 2013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학사 졸업 후 2016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과 석사를 취득한 뒤 서울을 중심으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승찬은 이미지와 회화의 관계에 집중한다. 그는 캔버스 위로 디지털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이미지를 인쇄하는 작업 방식을 사용한다. 과학 기술의 발전이 일으킨 디지털 미디어 세상 속 빠르게 생산되고 배포되는 디지털 이미지들이 회화 속에서 부유하는 것을 보여주며 오늘날의 사람들에게 회화란 무엇인지 그리고 화가의 역할을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그는 회화를 과정적인 매체로 보며, 그 과정에서 파생되는 여러 가능성을 탐구한다. 그 가능성을 통해 작가는 디지털 세계 속 이미지의 발전이 회화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이 변화된 세계 속 회화의 본질은 무엇인지 탐구한다.

Lee Seung-chan graduated from Hongik University with a bachelor's degree in art in 2013 and received a master's degree in Department of Fine Arts in Seoul National Univeri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in 2016. Lee focuses on the relationship between images and paintings. His work is about printing images using digital printing technology on canvas. He keeps asking what is a painting and the role of the painter in the modern days using images of digital media caused by the development of technology. He sees painting as a medium that shows process and explores the various possibilities that are derived from the process. Through that possibility, the artist explores how the development of images in the digital world affects painting and what the essence of painting in this changed world is.

IG: @lesech123


이승찬은 1985년 태어나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졸업 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과 석사과정을 이수했으며, 서울에서 활동하는 작가이다. 그는 2015년 ‘공간 가변 크기’에서 진행된 첫 전시회 <#000000>을 시작으로 여러 작업과 전시를 하며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승찬의 2015년 작품인 <Untitled>부터, <4C200>, <BF100>, <BF123>까지 만나볼 수 있다. 

이승찬은 회화 속 부유하는 이미지를 통해 ‘회화는 무엇인지, 무엇이 될 수 있는지’ 질문하며 회화의 본질을 탐구한다. 그의 모든 작업은 20세기 추상 미술에서 재현 회화를 극복하고 회화의 순수성을 찾기 위한 시도에서 탄생한 ‘검은 사각형’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되었다. 이를 21세기에 맞게 재해석하며 오늘날 네트워크 속에서 끊임없이 복제되고 팽창하는 디지털 미디어 이미지를 캔버스 위로 인쇄해 축적하는 작업 방식을 취한다. 

그의 작업 속에서 나타나는 이미지의 부유는 이번 전시의 주제인 ‘노마디즘’과 공통점을 가진다. 장소, 사람, 생각 등 어느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된 현대인이 21세기 사회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선택한 생존 방법을 의미하는 노마디즘은, 현대의 디지털 미디어 이미지를 사용해 고전적 회화의 방식을 따르지 않고 캔버스 표면 위로 부유하는 디지털 이미지를 통해 회화의 본질을 연구하는 작가의 시도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작가의 회화는 ‘과정적인 매체’이다. 이미지에서 출력으로, 출력에서 회화로 변화하는 모습을 담은 작가의 작품은 온라인에서 검색한 디지털 이미지와 그와 관련되어 나오는 유사 이미지들을 계산된 크기의 캔버스 위로 출력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렇게 접목된 이미지가 탄생시키는 다양한 가능성은 표면 위로 부유하게 된다.

2015년 작가의 첫 개인전 작품인 <Untitled>는 물감을 쌓아 올린 회화가 아닌 출력된 이미지의 축적을 볼 수 있는 작업이다. 이미지가 출력되고, 인쇄된 것이 회화가 되는 그 과정을 통해 캔버스 안에서 회화가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잉크가 서로 섞이고 형태가 뒤엉키며 캔버스 표면 위로 하나의 검은 물체를 보여줄 때 이미지는 지니고 있던 의미를 상실하고, 이미지 자체가 대상이 된 회화를 보여준다.

<4C200>은 기존의 작업 방식인 반복 출력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출력한 대지를 여러 겹 쌓는 과정을 반복하며 결과물을 만들어낸 작품이다. 만화 캐릭터의 눈동자를 확대한 이미지를 사용하며 안과 수술 과정과 관련된 작업들을 떠올리며 작품을 설계했다. 바탕 대지 위에 검은색을 출력한 후 겹쳐진 대지를 분리하거나, 겹친 대지를 고정할 때 사용한 종이 테이프에 의해 찢어진 검은색 바탕 종이의 표면을 그대로 사용했으며, 이를 통해 나타나는 찢어진 하얀 흔적을 남기며 그의 작업 과정을 암시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2018년 공간 413에서 열린 《no matter, paste》에 전시되었던 작품인 <BF123>은 전시 공간과 관계 맺는다. 작품은 전시 공간의 한 요소로 작동하고, 전시 공간은 회화의 지지체 역할을 수행하며 회화가 전시의 차원에서 영역이 확장됨을 보여준다.

오늘날의 디지털 미디어 이미지는 빠르게 생산되고 배포되며 복제되기를 반복한다. 디지털 미디어 뿐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현대인 또한 복잡하고 예측 불허하게 변화하는 21세기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다양한 생존 방법을 택하고, 스스로를 복제하며 여러 페르소나를 만들고, 어느 한곳에 정착하기보다 계속해서 움직이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이동하면서 살아가는 현대의 ‘노마드’들의 모습을 반영하는 듯한 이승찬의 작업은 마치 세상을 부유하는 현대의 사람들처럼 이미지들이 회화 속에서 부유하기를 적극 환영한다. 이승찬의 작품은 서로 다른 이미지들이 예측할 수 없는 화면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서로 다른 사람들이 부유하다가 만나게 될 때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준다. 이번 전시에서 평면 속 이미지들이 마음껏 부유하는 그의 작품을 통해 자유로이 세상을 떠다니는 경험을 해볼 수 있길 바란다.
Lee Seungchan, born in 1985, is an artist based in Seoul. He graduated College of Fine Arts at Hongik University, Seoul, and the Department of Fine Arts at Seoul National Univeri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Starting with his first solo exhibition <#000000> in 2015, he has been working on various works and exhibitions. 
The exhibition is presenting the artworks of Lee Seungchan, including <Untitled>, <4C200>, <BF100>, and <BF123> in the sub-topic section ‘Wandering’.

Lee Seungchan’s work is based on exploring the essence of painting by asking what painting is and what it can be. He was inspired by Malevich’s Black Square, which was drawn to overcome representative painting. The artist tried to reinterpret this abstract painting for the 21st century, showing lots of today’s digital images floating on a network printed on the canvas.

The artist’s work is connected with ‘Nomadism’. ’Nomadism’, the main keyword of the exhibition «Marcher à L’étoile», became a new framework and paradigm in modern society for people who want to survive in the globalized rapidly changing world. The painting created by printing digital images shows these images floating above the canvas. These wandering images are similar to the concept of nomadism.

<Untitled> is the artist’s first work made in 2015. In this work, you can notice the accumulation of printed images. Through the process of printing the image and when the printed image becomes a painting, you can see the painting moving on the canvas. Accumulation of several images allows to obtain a new screen, and these layered images lose their form becoming the object of the painting. 

<4C200> exposes the temporality and images floating over the canvas through the layers of printed papers. The artist used an enlarged image of the cartoon character’s pupil thinking of the ophthalmic surgery process, He left the white trace that appears by separating the overlapped paper and torn paper. The artwork implies its work process to the viewer.

Finally <BF123>  is created considering the condition of the exhibition space. The artwork acts as an element of the exhibition space, and the exhibition space serves as a support for painting. Through this work, it shows that the area of painting could be expanded in terms of exhibition.

Today’s digital media images are quickly produced, distributed, and reproduced. Not only digital media but also modern people living in the present are struggling to survive in the fast-changing world, choosing various ways of survival to adapt to the complex and unpredictable society. Lee Seungchan’s work seems to reflect the symptoms of modern nomads. His works welcome every modern person to float freely in this world and to make new unexpected relationships through his wandering images. Therefore we hope that every person confronting his work could be able to freely float around the world through his artwork.



글: 박세진 Park Sejin



이승찬, <BF123>,2020, 페트에 아크릴, 잉크젯 프린트, 바니시, 247.8 × 621.6cm
이승찬, <4C200>,2019, 종이에 아크릴, 잉크젯 프린트, 바니시,50 × 50cm
이승찬, <Untitled (무제)>, 2015, 캔버스에 잉크젯 프린트,40.9 × 27.3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