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은 Na Seong-eun
나성은(b.2001)은 현재 홍익대학교에서 판화과를 주전공으로, 산업디자인과 시각디자인을 복수전공 중에 있다. 나성은은 미래사회에서도 지속가능한 판화를 연구하며 이를 위해 순수예술과 디자인을 결합하는 작품을 추구한다. 전통성과 심미성, 그리고 입체성 모두의 교차점을 찾아가고자 3D 프린팅을 통해 판화를 다른 관점에서 해석한다. ‘복수성’이라는 판화의 개념을 기법 자체에 녹여냄으로써 평면을 벗어난 입체로서의 판화를 제안한다. 작가는 실험예술로써 대중들과 작품을 통해 연결되고자 항상 기존과는 다른 관점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 간다.
Na Seong-eun (b.2001) is currently majoring in printmaking and double-majoring in industrial and visual design at Hongik University. Na Seong-eun researches sustainable printmaking for the future society and strives to create works that combine fine arts and design. By interpreting printmaking from a different perspective through 3D printing, she aims to find the intersection of tradition, aesthetics, and three-dimensionality. She proposes printmaking as a three-dimensional form beyond flat surfaces by integrating the concept of 'multiplicity' inherent in printmaking into the technique itself. As an experimental artist, she always seeks to connect with the public through her works, writing new stories from a different perspective than the conventional.
나성은은 발터 벤야민의 『기술복제시대와 예술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이번 작품을 진행했다. 해당 논문에서 벤야민은 사진기의 등장으로 인해 예술이 본질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서술한다. 예술이 가졌던 아우라가 사진기의 발명으로 인해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시대의 변화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기술의 발전이 사진기의 발명에 그치지만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직면한 미래는 인간의 상상했던 모습 그 이상을 바라보고 있으니 말이다. 이제, 인간은 기술 복제가 아닌 인간 복제의 시대에 맞닥뜨리게 되었다.
‘인간도 판화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人, 인> 작업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인간 복제 시대에 인간이 가지는 아우라, 즉 존엄성에 대하여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3D 프린팅으로 인체의 장기와 신체의 형상을 부분적으로 시각화함으로써 우리를 향해 인간도 판화처럼 복제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문을 열어 놓는다. 작품은 인간의 삶에서 필수적인 심장, 뇌, 손, 눈, 귀, 코를 형상화하였고 감상자는 조형의 유연함과 정교함까지 관찰할 수 있다. 과거에는 사진 기술의 발달로 인해 예술 작품이 가졌던 아우라가 붕괴되었다면, 인간 복제 시대에 와서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해봐야 한다는 생각의 단초를 제공한다.
판화만이 가지는 오리지널리티와 복수성이라는 특징은 특이하게도 기술복제시대의 특성과 맞물리는 부분이 있다. 고도화된 기술의 발전 속에서 인간 또한 사물과 마찬가지로 원본, 그리고 그것의 복제로 만들어진 에디션으로 존재한다면 그 또한 판화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작품을 관람하며 인간이 판화의 개념에서 이해되는 경험은 기술의 발전에 따른 판화의 확장성에 기여하게 된다. 판화를 포함한 모든 예술과 현재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급격한 기술의 발전은 그 확장에 발 맞추어 나아가고 있는지, 기술과 예술. 그리고 예술과 인간은 과연 어떤 관계로 나아가야 하는지 <人, 인>은 우리에게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Na Seong-eun was inspired by Walter Benjamin's 『The Work of Art in the Age of Mechanical Reproduction』 for her latest work. In it, Benjamin describes how the essence of art is changing with the advent of photography. The aura that art possessed is lost with the invention of the camera. Unfortunately, the change of the times goes even further. The advancement of technology does not stop with the invention of the camera. The future we are now facing looks beyond what humans had imagined. Now, humans are faced with an era not of technological reproduction, but of human cloning.
The work <Human, 人> began with the thought, 'Could humans also become prints?' and prompts visitors to reconsider the aura, or dignity, of humans in the era of human cloning. Partially visualizing the organs and forms of the human body through 3D printing, opens a new door to the possibility that humans can reproduce like prints. The work visualizes essential parts of human life such as the heart, brain, hands, eyes, ears, and nose, allowing viewers to observe the flexibility and intricacy of the forms. If the development of photographic technology in the past led to the collapse of the aura possessed by artworks, the era of human cloning now provides a starting point for serious contemplation about human dignity.
The characteristics of originality and multiplicity unique to printmaking interestingly intersect with the traits of the age of mechanical reproduction. In advanced technological development, if humans, like objects, exist as originals and editions created through reproduction, then they too can be called prints. Viewing the work, and experiencing humans through the concept of printmaking, contributes to the expansiveness of printmaking with technological advancement. The <Human, 人> continuously poses questions to us regarding whether all forms of art, including printmaking, are keeping pace with the rapid technological advancements we are currently encountering, and what the relationship between technology, art, and humans should evolve into.
글: 김민지 Minji Kim